Ep.09 Thailand ÷ Badminton
오늘은 허광희 선수의 태국오픈 R32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상대는 토마스컵 마지막 상대와 같은 Viktor Axelsen. 경기를 보러 갈까 고민하다가 집관을 결정했다. 경기를 마치고 광희선수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다. 내일 오후에 보자던 약속을 오늘 점심도 가능하냐는 물음이었다. 당연히 불러주시면 다른 일은 차치하고 나가야죠. 사석에서 현역 선수를 만나 볼 기회가 생기다니.. 감개무량했다. 그간 겪었던 나의 고생을 보상 받는 느낌이랄까. 초면에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카메라는 들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이제 어느덧 고참이 되어버린 허광희 선수에게 밥과 커피를 아주 행복하게 얻어 먹었다. 다만 너무 긴장해서인지 밥이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다음을 기약해주는 따뜻한 말까지 정말 오늘 하루는 평생 잘 간직해야지.
누군가의 전성기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다. 선수들에게 이기고 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자 견뎌야만 하는 왕관의 무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수를 바라보는 팬의 입장에서 이기고 지는 문제는 가끔 사소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저 건강하게 오래도록 내 기억을 밝게 비춰주는 사람이자 선수로 남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들의 플레이를 보며 하루에 필요한 작은 자양분을 얻곤 한다. 선수와 팬은 대부분 서로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살아가지만 우리는 그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참 많은 것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자연스레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팬이 되어간다.
세상에는 당연한 것들이 없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짚고 넘어가는 계기가 되는 오늘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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