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3 | 2022Thomas & Uber Cup Quarter Final
AM 7:30 출근하는 Y를 따라나섰다.
집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식당에서 닭내장탕을 먹었다. 닭 피로 만든 선지를 제외하고는 익숙한 맛이었다. 닭 피로 만든 선지는 익숙하지 않았을 뿐 비리지는 않았다. 태국은 기본적으로 식당에서 두 가지 종류의 밥을 준비하는 것 같다. 평범 / 기름 나는 기름쪽이 더 잘 맞았다.
Y가 골라준 망고는 태어나서 먹어 본 망고 중 가장 달았다.
오늘은 처음으로 체육관까지 혼자 가는 날이었다. 어떻게 가야 할까 검색을 하다가 버스앱을 하나 찾게 되었다. 내가 궁금해 하던 미니버스 스케줄을 볼 수 있었다. (구글맵에서는 대체적으로 큰 버스들만 표시되었다.) 그렇게 나는 30B 버스를 탔다. 그리고 환승 대신 걷겠다는 멍청한 결정을 했다.
태국은 걷는 곳이 아니다. 아마도 오늘의 가장 큰 교훈이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도 슬리퍼가 아닌 신발을 신었고 오랜만에 진짜 여행이라는 기분에 휩싸여 개운함이 더 짙었던 것 같다.
-----------
오늘은 2022Thomas & Uber Cup Quarter Final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내가 배드민턴을 진짜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평소 배드민턴 단체전에 대한 생각은 길고 지루하다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딱 오늘 전까지만. 화면과 직관은 정말 달랐다. 본선을 시작한 단체전은 마치 좋은 책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선수들은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매 경기의 매 순간들은 내 마음을 쏙 빼앗기에 충분했다. 엎치락뒤치락 분위기가 뒤집어질 때마다 의도치 않게 두근거리는 나의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꼈다. 잘 안다고만 생각했던 배드민턴의 새로운 모습을 찾게 된 하루였다.
그래도 시간이든 방법이든 조금 변화를 주어야 관객들도 더 많이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생각하는 스포츠의 인기란 라켓 한 번 쥐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 관중으로 찾아올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 날을 위해서 라면 뭐든 하고 싶다. 배드민턴의 진짜 재미를 한 사람이라도 더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버스앱 : ViaBus
'Travel ÷ Badminton > 22 Thai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05-2 Uber Cup Final Part.2 (0) | 2024.03.30 |
---|---|
Ep.05-1 Uber Cup Final Part.1 (1) | 2024.03.30 |
Ep.04 BanNa Badminton Club (0) | 2024.03.29 |
Ep.02 2022 Thomas & Uber Cup 직관하기 (1) | 2024.03.27 |
Ep.01 나는 아직 배드민턴이 궁금하다 (0) | 2024.03.26 |